기사에서 나왔듯이 세계 경제의 상반된 견해를 갖는 이 두 석학이 올 세계지식포럼에 오게 된다.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확한 분석을 하더라도 변수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거시적인 시점을 통해 이를 예견하고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이 두사람. 이 둘의 상반된 견해는 결국 이번 세계지식포럼에서 다시 한번 직접 맞붙게 될 것이고 시간이 흘러 한 사람의 의견에 맞게 현실은 관련된 징조를 보이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의 명예와 지위는 콕 떨어지려나? ㅠ
칼럼등을 통해 서로 정면 대립하는 이둘이 주먹질을 하지는 않겠지만 이들의 논리와 입담을 통해 승부를 가리게 될텐데.. 현장에서 이 모습을 생생하게 구경할 생각만 해도 떨려온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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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세계지식포럼…세기의 석학 자존심이 맞붙는다>
2009년 4월 3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 글로벌 경제거물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의 서평 전문지 뉴욕 리뷰 오브 북스(New York Review of Books)가 경제위기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경기침체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이후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회자됐다. 이날 토론회 후 1년6개월여간 크루그먼 교수와 퍼거슨 교수가 벌인 논쟁의 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이 두 명의 석학은 미 국채 금리 급등세가 인플레이션 전조가 될지를 놓고 정반대 해석을 내놓으며 맞붙었다. 퍼거슨 교수는 2008년 말 이후 5개월여 만에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80% 가까이 폭등한 것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정부의 과도한 재정 확대정책이 인플레이션 심리를 키워 국채 금리가 급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크루그먼 교수는 미 국채 금리 급등 움직임을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패닉 상태에 빠졌던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이성을 되찾은 증거라고 주장했다. 위기상황 속에서 전 세계 모든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을 팔아치우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투자에 올인하면서 과도하게 떨어졌던 미 국채 금리가 정상 수준으로 회귀하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설명을 내놨다. 이 때문에 국채 금리 상승 자체가 인플레이션 전조가 아니며 오바마 정부는 지속적인 경기부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마친 후 며칠 뒤 분이 풀리지 않은 크루그먼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퍼거슨 교수의 시각을 `중세 경제학`으로 폄하했다. 이때부터 퍼거슨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본격적인 칼럼전쟁에 들어갔다.
퍼거슨 교수는 지난해 5월 29일 `케인스 노예가 된 경제학자들을 위한 역사적 교훈`이라는 제목의 FT 칼럼을 통해 크루그먼 교수에게 도전했다. 퍼거슨 교수는 "(거물인)크루그먼에게 맞서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면서도 "가끔은 역사학자가 경제학자에게 도전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크루그먼 교수도 같은 날 `거대 인플레이션의 공포`라는 NYT 칼럼을 통해 "거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인플레이션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을 괴롭히기 위한 정치적 입김이 가미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두 석학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는 감정 싸움으로, 그리고 인신공격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크루그먼 교수는 퍼거슨 교수를 "젠체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허식가(虛飾家ㆍposeur)"에 빗댄 뒤 "좋은 역사학자지만 경제학의 기본을 모른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퍼거슨 교수는 "언어 설사(verbal diarrhoea)"라는 표현을 써가며 "인신공격에서 위안을 찾는 크루그먼이 불쌍하다"고 받아쳤다.
이후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듯했던 두 석학은 올해 들어 7월에 다시 포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경기부양안의 적정성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전 세계 정부가 긴축보다는 경기부양책을 써서 더블딥을 피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반면 퍼거슨 교수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재정적자를 더 이상 키워서는 안 된다고 주문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대로 가면 미국이 2012년께 디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 G20 국가들의 긴축 기조는 더블딥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조속한 경기부양책 집행을 주창하고 있다.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 실업률을 감안하면 수요 급증에 따른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도 거듭 제기했다. 물가 상승 위험이 없으니 마음 놓고 경기부양에 뛰어들라는 얘기다.
반대로 퍼거슨 교수는 지난 12일 야후 파이낸스 `테크 티커` 프로그램에서 크루그먼 교수 조언을 따르면 미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 19일 `오늘날 케인시언은 배운 것이 없다`는 제목의 FT 기고문을 통해 "케인스주의자들이 미국 경제가 다시 공황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공포감을 조성하며 경기부양책을 주장하고 있다"며 "과거 역사를 보면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는 결과만 낳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지난 20일 크루그먼 교수는 NYT 블로그를 통해 퍼거슨 교수를 직접 언급하며 그의 주장을 또다시 반박했다.
이처럼 경제를 바라보는 양자의 시각은 정반대다. 그러나 사실 어떤 면에서 두 사람은 묘하게 닮아 있다. 예일과 MIT에서 공부한 크루그먼은 상아탑에 머무르지 않고 대중과 호흡해 온 경제학자다. 블로그와 언론 기고를 통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최신 이슈를 다룬다. 200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은 그가 학문적으로도 뛰어난 학자라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영국 출신 퍼거슨 교수 역시 옥스퍼드를 거쳐 하버드에 입성하며 최고의 학문적 커리어를 쌓아왔다. 금융과 제국주의 역사에 대한 다수의 책을 저술해 베스트셀러 작가에도 올랐다. 핸섬한 외모와 달변으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또 둘 다 독설에 가까운 대범한 의사표현, 자신들의 학문적 업적을 대중과 연결시킨 몇 안 되는 경제학자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이처럼 스타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이들 석학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 해외 언론들은 `전투(battle), 전쟁 중(at war), 서로에게 해머를 내리치며(hammering each other)` 등 자극적인 제목하에 이들의 논쟁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스타학자들의 논쟁에 대해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대중의 기대심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그동안 많은 미디어에서 이들 두 석학 간 맞짱토론 자리를 마련하려고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세계지식포럼에서 이 시대에 가장 탁월한 학문적 성과와 높은 대중성을 동시에 거머쥔 것으로 평가받는 두 석학이 자존심을 걸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펼치는 일대일 맞짱 토론을 지켜볼 수 있다.
과연 두 석학이 10월 13일 세계지식포럼 현장에서 어떤 새로운 이론으로 무장한 채 세기의 토론 무대에 등장할지 주목된다.
[박봉권 기자 / 신헌철 기자 / 차윤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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